전가을, 중거리 슛 2골…….수원 FMC, 여자 K리그 '챔피언'

전가을, 중거리 슛 2골…….수원 FMC, 여자 K리그 '챔피언'

2010 WK리그 챔피언결정 2차전] 인천 현대 제철 2-0으로 꺾어

수원시 시설관리공단(이하 수원 FMC) 10번 전가을은 후반 11분 인천 현대 제철 페널티구역 외곽 모서리에서 빨랫줄 같은 통렬한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첫 골을 넣었다. 전가을이 찬 중거리 슛은 골문 앞에서 뚝 떨어지며 그물로 빨려 들어갔다.

전가을은 수원 FMC와 현대제철 벤치 가운데 있는 KBS-N스포츠 중계 카메라 쪽으로 뛰어가 입을 맞췄다. 키스 골 뒤풀이였다. 중계 카메라와 달콤한 키스를 나눈 전가을은 불과 7분 후 아크 정면에서 예리한 중거리 슛으로 또 한 번 현대 제철 골문을 갈랐다.

전가을의 중거리 슛 두 방 덕분에 수원 FMC는 1차전 0-1 패배 뒤 2차전 2-1 역전승을 일궈내며 WK리그 챔피언에 등극했다.

수원 FMC는 30일 오후 7시 울산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현대 제철과 '대교 눈높이 WK리그 2010'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중거리 슛으로만 두 골을 뽑은 테크니션 전가을의 원맨쇼를 앞세워 2-0으로 완승했다.

27일 부산 구덕종합운동장에서 열린 1차전에서 현대 제철에 0-1로 패한 수원 FMC는 2차전에서 2-0 완승, 1.2차전 종합 전적에서 1승 1패가 됐지만 골 득실차에서 2-1로 근소하게 앞서 WK리그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올해 수원 FMC 한문배 감독을 대신해 새 사령탑에 오른 이성균 신임 감독은 지난해 WK리그 꼴찌에 처졌던 팀을 맡아 7월 전국 여자 선수권대회 우승에 올려놓은데 이어, 팀 창단 3년 만에 수원 FMC를 WK리그 명문 반열에 올려놓으면서 그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정규리그에서 12승 3무 5패(승점 39)를 기록하며 2위로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던 수원 FMC는 올 시즌 세 번 맞붙어 단 한 번도 이겨보지 못했던 '천적' 현대 제철을 마지막 경기에서 무실점으로 화끈하게 제압, 그동안의 빚을 한방에 되갚아주면서 여자 실업축구 최강자가 됐다.

수원 FMC는 전반전 초반부터 현대 제철을 거세게 압박했다. 전반 25분 수원 FMC에게 결정적인 득점 기회가 찾아 왔다. 외인 골잡이 까리나가 때린 회심의 오른발 터닝 슈팅이 현대 제철 크로스바를 맞고 튕겨져 나왔고, 이를 쇄도하던 전가을이 헤딩으로 연결해 네트를 출렁였으나 선심의 오프사이드 깃발이 올라갔다.

전반 28분에는 전가을의 코너킥을 조소현이 머리로 받아 넣어 또 한 번 네트를 흔들었지만, 문전에서 몸싸움을 할 때 상대 골키퍼를 밀었다는 이유로 반칙 판정을 받아 득점 기회를 날렸다.

두 번의 결정적인 득점 기회에 직간접적으로 가담하며 슬슬 몸을 달군 WK리그 최고 테크니션 전가을은 후반전, 수원 FMC 해결사로 나섰다.

후반전은 1988년 9월 14일 '가을' 태어난 전가을을 위한 가을 잔치였다. 전가을은 후반 11분 상대 진영 왼쪽에서 오른쪽 중앙으로 공을 몰고 들어 가다가,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슛을 때렸고 골키퍼가 손쓸 겨를도 없이 골문 오른쪽 구석으로 쏙 빨려 들어갔다.

후반 18분에는 쐐기를 박는 결승골까지 뽑았다. 아크 지역에서 공을 받아 약 270도 돌면서 때린 슛이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중거리 슛 두 방으로 현대 제철을 무너뜨린 전가을은 챔피언 결정전 최우수 선수(MVP)로 선정 됐다. MVP 상금 100만 원을 받은 전가을은 오는 11월 중국 광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에도 이름을 올린 대표 선수다.

소속팀을 시즌 2관왕에 올려놓은 전가을은 10월 중순 최인철 감독이 이끄는 여자 대표팀에 합류, 내달 17일 수원에서 열리는 피스퀸컵에 오른쪽 미드필더로 출전한다.

2009 하계 유니버시아드에서 12골로 대회 득점왕에 등극, 우리 여자 축구 사상 첫 대회 우승 트로피를 안겼던 전가을은 2010 독일 U-20 여자 월드컵 4강 주역인 지소연과 함께 아시안 게임 금메달에 도전한다.

출처:오마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