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1. 28. 22:10ㆍ 인물열전
비서랑 능석 전병기 (秘書郞 能石 全炳基)
회갑연 축시
[장남 전형식(全鎣湜)]
백발 노부모님 앞에 때때옷 입은 이 없어
오늘 아침 내외분을 뵈니 기쁘고 한편 두렵네
양위분 회갑연 차려 놓고 종일토록 가무를 즐기는데
비서원에 봄이 무르익어 가니 자애로운 정 넘쳐나도다.
주옥같은 하례(賀禮)의 글월 주셔 감사드리며 책으로 펼치려는데
돌아보건대 두서없이 이웃을 초대하여 박주(薄酒)로 부끄러웠네
다만 장차 만수무강토록 모시고자
견우성을 우러러 받들고 공경하오면서 이날을 기리련다.
白髮雙堂無彩人
今朝喜懼兩相因
聯床日永塤箎樂
祕院春深雨露仁
多謝瓊章粉載𨋀
還慙薄酒謾招隣
只將萬壽無疆字
遙拜南星頌祝伸
[차남 전형욱(全鎣郁)]
남극성(南極星)을 관장하는 노인이 내리시니
오래 사시고 강녕하심은 덕으로 인함이요
세 아들은 모두 어리석고 못난 자식들이었으나
한 집안이 화목함은 덕 있는 부모님의 다스림이로다
이제 장수하심은 다른 세계에 사는 것이 아니며
근래 신선과 부처님이 사이좋은 이웃이랍니다.
두 분 앞에 지성으로 무강하심을 축복 드리면서
청명주를 올리며 좋은 말로 애정과 예절을 펼치렵니다.
極宿呈祥降老人
康寧壽福德爲因
三子愚蒙皆不肖
一門和樂摠由仁
從此崗陵非別界
邇來仙佛是芳隣
床前拜獻無疆祝
春酒敢言情禮伸
[삼남 전형덕(全鎣悳)]
어머님이 손수 지어주신 비단옷이 새롭고
두 형과 나에게 나누어 주셨다네
지극한 정성은 부모님 만수무강하시기를
남산의 상서로운 고운 빛은 화창한 봄 그림이로세
阿孃手製彩衣新
分給二兄及我身
拜獻兩堂千歲壽
南山瑞色畵中春
[출처] 천미록(闡美錄)
전씨(全氏) 광장 | 제4대 전병기(全炳基) 종약장 - Daum 카페
◎ 훈지(塤箎) :
질나발과 피리. 질나발과 피리를 부는 형과 동생처럼 화기애애하게 잘 조화된 것을 말함.
◎ 雨露之恩 우로지은
비와 이슬이 만물(萬物)을 기르는 것처럼 은혜(恩惠)가 골고루 미침을 이르는 말.
◎ 雨露之澤 우로지택
1. 넓고 큰 임금의 은혜(恩惠).
2. 이슬과 비의 은혜(恩惠).
◎ 瓊章 경장
남을 높이어 그가 지은 시를 이르는 말.
◎ 薄酒 박주
1. 아무렇게나 빚어서 맛이 좋지 않은 술.
2. 자기(自己)가 남에게 대접(待接)하는 술을 겸손(謙遜)하게 이르는 말.
◎ 만수무강 [ 萬壽無疆 ]
요약
끝없이 오래도록 장수함.
글자의 뜻만 본다면 만 년 동안 끝이 없이 오래 산다는 뜻이니, 과장이 심하군요. 그 백분의 일인 백 년만 살아도 한없는 축복일 테니 말이죠. 작자를 알 수 없는 우리나라 시조 가운데 이런 작품이 있습니다.
천세(千歲)를 누리소서, 만세(萬歲)를 누리소서.
무쇠 기둥에 꽃 피어 열음 열어 따드리도록 누리소서.
그 밖에 억만세(億萬歲) 외에 또 만세를 누리소서.
중국인들 못지않게 우리 조상님들도 글을 쓰실 때는 과장법을 즐기셨나 봅니다. 무쇠 기둥에 꽃이 피어 열매 열리면 따드릴 때까지 사시라니! 그런데 그것도 모자라 억만 년 더하기 만 년을 더? 그에 비하면 다음 작품은 이름을 걸었기 때문인지 과장법이 조금 덜하네요.
조선 전기 서예가와 정치가로 활동했던 김구(金絿, 1488~1534)가 지은 시조입니다.
오리의 짧은 다리 학의 다리 되도록에
검은 가마귀 해오라비 되도록에
향복무강하사 억만 세를 누리소서.
그렇지만 불가능한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오리 다리가 학의 다리가 되는 것은 고사하고 인간의 짧은 다리를 한 뼘만 늘여도 롱다리가 될 수 있을 텐데요, 그것도 불가능하잖아요. 게다가 까마귀가 하얀 해오라기가 되다니! 말이 안 되죠.
무강(無疆)이란 끝이 없다는 뜻이죠. 그래서 만수무강이 끝없이 오래도록 사시라는 뜻이라면 향복무강(享福無疆)은 끝없이 복을 받으라는 표현입니다. 둘을 합하면 더 이상이 없겠군요. 그러니 이런 뜻을 가진 표현이 없을 리가 없죠.
[네이버 지식백과] 만수무강 [萬壽無疆] - (고사성어랑 일촌 맺기, 2010. 9. 15., 기획집단 MOIM, 신동민)
◎ 극숙(極宿)
노인성(老人星), 수명을 관장하는 남극성(南極星)을 이른다.
◎ 春酒 춘주
1. 청명주(淸明酒).
2. 삼해주(三亥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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