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할 수 있는 웰에이징의 3가지 비결

2009. 9. 20. 21:03게시판

 
[웰에이징] 생활습관 개혁 프로젝트
누구나 할 수 있는 웰에이징의 3가지 비결
      잘 먹고 움직이고 관계 맺기
 
‘웰에이징’을 실천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일상의 소소한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이다. 박상철 노화고령사회연구소장이 지적했듯 잘 먹고, 잘 움직이고, 잘 관계 맺는 생활 속에서 ‘웰에이징’은 저절로 실현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비싼 돈과 귀중한 시간을 따로 들이지 않더라도 ‘웰에이징’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박상철 소장이 주장하는 ‘웰에이징 생활습관 개혁 프로젝트’를 정리해 소개한다.

음식

채소·해조류·생선

김·미역의 알긴산, 콜레스테롤 흡수 막고 항산화 작용
생선류는 성인병 예방… 채소와 함께 먹으면 효과 2배


장수인들 식단의 가장 큰 공통점은 채소류의 섭취에 있다. 물론 채소나 과일 섭취만으로 장수나 웰에이징을 논하기는 매우 어렵지만 이들 식품이 가지고 있는 장점은 아무리 검토해도 충분하지 못할 만큼 크다.

1980년대 초 박상철 소장은 채소류가 암을 유발하는 강한 돌연변이 기전 억제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학계에 보고했다. 이 같은 채소의 기능은 위암이나 간암, 대장암 등 위장관 암 발생률이 높은 우리나라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특히 한국인이 상용하는 50여종의 채소류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생강·마늘·쑥·깻잎·냉이 등이 항돌연변이능이 높은 채소에 속했다. 이들 채소가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전통적으로 즐겨왔던 종류라는 점에서 흥미로운 결과였다.

해산물인 해조류의 풍부한 섭취도 중요하다. 김·미역 등 해조류는 장수지역으로 잘 알려진 일본에서 소비량이 매우 높으며 유사 엽록소 색소 성분과 칼륨, 미네랄 성분을 다량 함유해 식품의 부족분을 보완해주고 있다. 특히 해조류의 미끈한 성분인 알긴산은 위를 보호하고 콜레스테롤 흡수를 제한하는 효과가 있으며 항산화·항돌연변이 효과도 우수하다고 알려져 있다.

생선류의 장점은 무궁무진하다. 각종 비타민 함량이 높고 칼슘 공급원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생선에 들어있는 EPA와 DHA 같은 오메가-3 다중불포화지방산은 콜레스테롤 축적과 고혈압, 동맥경화를 억제하는 효과를 가진다. 심근경색이나 뇌혈전을 예방하고 혈행을 원활하게 해 당뇨병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

또 생선은 채소와 같이 섭취하는 게 좋다. 생선의 단백질이 체내에서 쉽게 분해될 경우 발암원인 니트로사민(nitrosamine)을 생성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기 때문이다. 아주 신선한 상태의 생선만 먹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정제된 비타민C와 채소 속에 함유된 시스테인·글루타치온·엽록소 등을 생선과 함께 섭취할 것을 적극 권장한다.


고기

발암물질 막으려면 굽는 것보다 삶아 먹는 것이 좋아
숯불구이 > 철판구이 > 불고기판 > 찜 > 전자레인지 順

박 소장은 1984년 해외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뒤 마주한 한국인들의 식습관에 깜짝 놀랐다고 했다. 많은 사람들이 생고기를 불판에 지글지글 구워 먹고 있었기 때문. 그 무렵 일본의 암 학자인 스기무라 박사가 단백질을 굽는 과정에서 아미노산이 발암물질로 전환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박 소장이 연구팀을 구성해 조리 방법에 따른 육류의 발암능 생성을 비교해 봤다. 쇠고기를 숯불에 굽는 경우, 돌판에 굽는 경우, 철판에 굽는 경우, 불고기판에 굽는 경우, 찜을 한 경우, 전자레인지에서 익힌 경우 등을 비교한 뒤 이들 시료에서 발암성 물질을 추출해 돌연변이 유발능을 비교했다.

그 결과 돌연변이 유도능은 숯불구이`>`돌판구이`>`철판구이`>`불고기판구이`>`찜`>`전자레인지 순으로 많았다. 가열온도가 높아짐에 따라 돌연변이능도 함께 증가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불고기는 판에 올리더라도 양념과 육수 때문에 온도가 낮아져 실제 가열 온도는 150도 안팎이었지만, 돌판은 500도가량 가열된 상태에서 고기를 익혀 돌연변이능 증가를 부추겼다. 찜이나 전자레인지 등은 100도 안팎의 가열 온도를 보여 발암물질 생성률이 낮았다.


향신료와 발효식품

마늘·고추·생강·카레… 대표적 웰에이징 식품
콩류도 필수… 청국장은 골다공증에 특히 좋아


한국인이 가장 오래 이용해왔고 우리 전통 식단에서도 필수적인 성분인 마늘은 대표적인 웰에이징 식품군으로 꼽을 수 있다. 1990년대 미국 국립암연구소의 ‘암정복 연구 프로젝트’ 결과, 마늘만큼 강력하게 암을 억제하는 식품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늘은 그 자체가 항산화 및 항돌연변이 효과를 가지고 있고 발암물질이 생체 내에서 활성화되는 기간을 강력하게 억제하는 기능을 가졌다는 것이다.

고추, 생강, 카레도 마찬가지다. 고추의 유효성분 중 하나인 캡사이신(capsaisin)은 신경기능뿐 아니라 지방대사에도 영향을 줘 비만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다. 생강의 경우 진저롤(gingerol) 등의 물질이 항균 효과 및 종양억제 효과를 내며, 카레의 커큐민(circumin) 성분도 강력한 돌연변이 억제능을 가지고 있다.

된장, 고추장, 간장 같은 발효식품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콩을 주원료로 한 발효식품은 단백질이 부족한 우리 전통 식단을 보충해주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또 청국장의 핵심성분이 골다공증을 줄여주는 기능을 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일본의 대표적인 노인연구학자인 도쿄대 오리모 박사는 일본식 청국장인 낫토를 섭취한 관동지역 주민들이 관서지역 주민보다 골다공증 발생빈도에서 유의미하게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식단

소식·단식은 NO! 균형과 조화 이룬 식단을
지나친 단식은 심장·폐기능에 치명적 손상

장수인의 식습관은 무조건적인 소식(小食)이나 단식(斷食)이 아닌 균형 잡힌 식단에 있다. 특히 음식은 고루고루 영양가를 갖춰 먹는 게 중요하지, 특정 음식만 선호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과도한 금식이나 운동은 체내 지방 조직의 감소를 가져오고 생명활동에 필수적인 근육을 손상시킬 수 있다. 또 영양 불균형은 물론, 간 조직에서 각종 생체보호물질 생합성을 약화시킨다. 과도한 절식은 심장근육이나 횡격막근육 등에 심각한 손상을 주고 심장기능이나 폐 기능을 저해하는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가장 바람직한 식이요법은 식단을 결정하면서 ‘균형’과 ‘조화’를 원칙으로 재료를 선택하고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음식을 먹을 때 절제된 양을 규칙적으로 즐기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운동·숙면

운동이 최고 보약

과하면 독!  관절에 무리없는 운동으로 40~50분
준비운동 → 컨디션 조절 → 유산소운동 → 정리운동


장수하는 사람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평생을 항상 부지런히 움직이며 살아왔다는 것이다. 지속적인 운동은 신체의 지방 축적과 인슐린 감수도 저하를 막아주고, 심장박동 지체와 근육조직의 호흡능 감소를 정상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적절한 운동에 의한 체력 향상군의 사망률은 그렇지 않은 쪽보다 유의미하게 낮았다.

하지만 지나친 운동은 오히려 노인층의 사망률을 높일 수 있다. 운동선수와 일반인 사이의 사망률에 차이가 거의 없다는 점을 보면 알 수 있다. ‘웰에이징’을 위해 필요한 것은 운동선수와 같은 체력이 아니라 적절한 운동량에 의한 규칙적인 움직임이다. 과다한 운동은 조직을 손상시키고 세포 구성성분의 구조를 변화시키는 등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

나이가 들면서 골격근의 섬유수와 크기가 감소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근육의 정적·동적 근력 감소는 대개 45세 이후부터 본격화되고 65세 이후 가속화된다. 최대 산소섭취량도 매 10년 주기로 약 5%씩 감소되고 운동이 부족한 경우엔 11%씩 감소한다. 하지만 이같은 노화에 따른 근육량 부족 현상은 지속적인 운동으로 보상받을 수 있다.

노인층을 위한 운동처방은 젊은층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는 운동을 선택해 낮은 강도로 오랫동안 해야 한다. 노인의 골격계가 청·장년기 때보다 골절되기 쉽고, 인대와 건의 탄성이 적어 관절 운동의 범위가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반응시간과 반사시간이 느리므로 준비운동과 정리운동은 필수적이다.

운동은 준비운동(스트레칭·체조·유산소운동) → 컨디션 조절(기구를 이용한 근육 훈련이나 체조) → 유산소운동(빠르게 걷기·조깅·자전거 타기·수영 등) → 정리운동 순으로 구성해야 한다. 노인의 일반적인 운동 강도는 최대 예비심박수(최대심박수에서 안정기 심박수를 뺀 수치)의 50~70%로 40~50분간 하는 것이 좋다. 그 전에 오랫동안 운동하지 않았다면 초기 수주간의 운동 강도를 최대 예비심박수의 30~40% 정도로 하고 15~20분간 하는 것이 좋다.

훈련시간과 강도를 연장할 때는 매 2주마다 시간은 5분, 훈련강도는 최대 예비심박수의 약 5% 수준으로 증가시켜야 한다. 또 운동시간부터 먼저 연장하고 그 다음 운동강도를 올리는 순서로 해야 한다.


숙면은 장수 위한 충분조건

규칙적 생활리듬이 중요… 취침 전 일정한 습관을
침실선 일상생활 피하고 잠 안 올 땐 숫자세기 도움


많은 노인들이 숙면을 취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노인들의 수면 부족 문제는 나이가 들면 발생하는 당연한 현상이 결코 아니다. 노인들의 수면부족에는 질병이나 사회적·심리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장수인들은 젊은 사람들처럼 8시간 이상씩 충분하게 수면을 취한다.

좋은 수면습관은 일정한 생활패턴에서 비롯된 ‘규칙적인 삶의 태도’에서 온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일의 종류, 일에 종사하는 시간, 일의 양과 질, 신체 적응도, 심리적 대응력 등이 모두 변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삶의 리듬도 달라지게 된다. 생활 리듬의 변화가 노인의 수면습관을 바꿔놓는 것이다. 특히 노인의 경우 여러 신체 질환을 가지게 되므로 질병에 의한 부정적인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숙면은 남녀노소 구별 없이 아주 상식적인 몇 가지 생활패턴 개선으로 달성할 수 있다. 아래는 미국국립노화연구소(NIA)에서 노인들의 숙면을 위해 소개한 지침들이다.

▲ 충분한 숙면은 ‘웰에이징’의 중요한 요소다.
 
● 규칙적인 일상생활의 리듬을 갖자.

● 매일 일정량의 운동을 하자. 특히 저녁 시간대, 잠자기 두 시간 전의 운동이 바람직하다.

● 먹는 것을 조심하자. 커피와 같은 각성 성분이 있는 것은 특히 피한다.

● 잠이 안 온다고 술이나 담배를 들지 말자. 오히려 숙면을 방해한다.

● 침실의 분위기를 편하게 하자. 전화나 실내등은 침대에서 바로 조작할 수 있도록 하고 소음방지나 실내 환기, 조명 등을 제대로 체크하자.

● 취침 전에 일정한 습관을 갖자. 신문을 보거나 라디오를 듣거나 TV를 보는 등 규칙적인 행위를 한 뒤 바로 잠이 연결되도록 한다.

● 침실에서만 잠을 잔다. 침대에서 취침 외 다른 일상생활은 피하고 잠이 안 오면 거실에 잠깐 나가있다가 다시 침실로 들어온다.

● 잠에 대해 걱정하지 말자. 오히려 걱정이 잠을 방해한다. 잠이 오지 않으면 낱말 읽기나 숫자 거꾸로 세기 등 지적인 게임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관계맺기

부부관계·친교

배우자 이해하고 아껴주는 측은지심이 바탕 돼야
집 밖으로 나와 어울리고 뭐든 배우려고 노력하길

‘웰에이징’에 있어 또 다른 중요한 요소가 행복한 부부관계다. 특히 가족학을 전공하는 서울대 한경혜 교수는 “오래된 부부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측은지심(惻隱之心)”이라고 했다. 함께 나이가 들면서 서로 뜨거웠던 시절과 어려웠던 시절을 공감하고, 팔순 구순이 되어 서로를 안타깝게 바라보고 아껴주는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저 사람이 나 때문에 저렇게 늙었지…’ 하는 생각은 상대를 이해하고 감사하는 태도와 깊숙이 이어지게 된다.

나이가 들면서 발생하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가족이나 친구가 없어진다는 점이다. 하지만 해답은 ‘나이에 상관없이 어울려야 한다’에서 찾아야 한다. 이 부분에서 여성 장수인들은 남성보다 더 강한 면을 보인다.

박상철 소장이 관찰한 대부분의 여성 장수인들은 수시로 서로를 방문하고 챙겨주는 모습을 보였다. 또 마을회관에 나가 젊은 여성들과 스스럼없이 콩을 까고 나물을 다듬는 등 공동작업에도 적극 참여했다. 반면 남성 장수인들의 경우는 매우 달랐다. 마을 공동작업에 참여하는 비율도 낮았을 뿐더러 분위기도 냉랭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장수인들의 벗이 될 만한 사람은 결국 마을의 70~80대 노인들일 수밖에 없다. 남성 사회의 체면 치레를 벗고 함께 어울리고 대화하며 놀아야 한다.

주변에서 말을 걸지 않아도, 누가 초청하지 않아도 마을회관 한 구석을 차지하고 앉아 동네 살림살이에 한몫을 해야 한다. 나이를 탓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사람들과 어울려야 ‘웰에이징’ 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지런한 배움과 참여’다. 실제로 사람마다 늙어가는 속도가 다르고 늙어가는 패턴도 다르다. 어떤 사람은 여든이 됐어도 40대 못지 않은 체력을 가지고 있고, 어떤 사람은 90이 넘었어도 왕성한 창작 활동을 한다. 이런 차이는 바로 ‘언제나, 계속, 쉼 없이’란 현재진행형 활동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지런히 배우고 움직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배워야 주변환경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고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따돌림 받지 않게 된다. 생활 속의 즐거움도 배움을 통해서 얻을 수 있다. 이것이야말로 사람다운 당당한 노화를 맞이하는 ‘웰에이징’의 지름길이다.


/ 박세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