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이야기. 비빔국수
신김치에 고추장 넣고, 삶은 소면에 깨까지 듬뿍 뿌려 쓱쓱 비벼내면 세상 남부럽지 않은 한끼 식사가 완성된다. 간단한 조리법이지만 집 나간 입맛 돌아오게 만드는데 특효다.
- 비빔국수
비빔국수는 19세기 이후 조리서부터 ‘국수부빔’이라는 명칭으로 소개가 많이 이루어지는 것을 보아 조선초기부터 즐기던 장국에 말아 먹는 형태의 국수보다 뒤늦게 완성돼 유행한 음식이라고 보는 견해가 많다.
주재료인 국수는 메밀로 만든 것이어서 당시 밀가루 음식이 보편화되지 않았음을 엿볼 수 있다. 실제로 당시에는 밀농사가 귀했고 메밀은 평안도, 함경도, 강원도 등 산간지방에서 비교적 쉽게 재배할 수 있었기 때문에 밀보다는 메밀을 음식에 많이 사용했다.
빨갛게 비벼진 비빔국수가 등장한 것은 한국전쟁 이후다. 전쟁이 끝나고 밀이 구호물자로 대량 풀리며 밀로 만든 소면이 비빔국수에 사용되기 시작했다. 고기와 온갖 잡채가 들어간 원조 격인 골동반과는 그 때깔이 다르다. 서민들이 먹던 비빔국수의 주재료는 가장 기본적인 우리 식재료이자 반찬인 고추장, 김치였다. 형편에 따라 바뀐 비빔국수가 지금의 매콤달콤한 모습을 있게 한 것이다.
조선닷컴 라이프미디어팀 정재균 PD jeongsan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