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계문집’ 53판, ‘수족당문집’ 25판 등 114판
전호열 종손, “전씨 가문의 영광이요, 자랑스러운 경사”
작년 10월10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한국의 유교책판(儒敎冊板) 가운데 합천군 쌍책면 완산(完山) 전씨(全氏) 탁계공(濯溪公) 종택(宗宅) 소유의 유교책판이 속해 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화제다.
이 유교책판은 쌍책면 하신리 356번지에 위치하며 600년 동안 이사 한번 하지 않은 채 탁계공 종손인 전호열(75) 전 쌍책면장이 살고 있는 고택의 장서각에 보관되어 있었다. 그러다 2012년 안동에 있는 한국국학진흥원으로 옮겨졌으며, 2014년 12월8일 한국국학진흥원으로부터 국학자료보관증서를 받았다. 전국 305개 문중에서 한국국학진흥원에 기탁한 책판은 718종 6만4천226장이며, 이번에 알려진 완산(完山) 전씨(全氏) 탁계공(濯溪公) 종택(宗宅) 소유의 책판은 ‘탁계문집(濯溪文集)’ 53판, ‘수족당문집(垂足堂文集)’ 25판, ‘유묵판(遺墨板)’ 5판, ‘당호판(堂號板)’ 5판, ‘시습재(時習齋)’ 1판, ‘청계서당(淸溪書堂)’ 1판. ‘풍화루(風化樓)’ 1판 등 114판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전호열 전 쌍책면장은 “이는 전씨 가문의 영광이요, 자랑스러운 경사이다”며, “이제 한국의 유교책판은 세계 인륜의 공동체적 보물이 되었으니 영원히 한국의 역사를 빛내주기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유교책판은 선학과 후학이 책을 통하여 서로 소통하는 ‘텍스트 커뮤니케이션(Text Communication)’의 원형으로, 국가주도로 제작되어 종교적인 목적을 담은 한국의 기록유산인 팔만대장경과는 달리 유교책판은 국가가 아닌 각 지역의 지식인 집단들이 시대를 달리하여 만든 것이다. 수록 내용도 문학을 비롯하여 정치, 경제, 사회, 대인관계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있지만 모든 분야의 내용은 궁극적으로 유교의 인륜공동체를 실현하기 위한 공통성을 지니고 있다.
한편, 한국의 세계기록유산은 총 13건으로 훈민정음(1997년), 조선왕조실록(1997년), 직지심체요결(2001년), 승정원일기(2001년) 조선왕조의궤(2007년), 해인사 대장경판 및 제경판(2007년), 동의보감(2009년), 일성록(2011년), 5·18민주화운동 기록물(2011년), 난중일기(2013년), 새마을운동기록물(2013년), KBS특별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기록물(2015년), 한국의 유교책판(2015년) 등이다. 일찌감치 90년대 중반부터 정부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기록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한 덕분에 아시아권 국가 중에서는 보유한 기록유산 숫자가 가장 많다. /이용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