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 31. 18:22ㆍ게시판
뇌졸증 ‘뉴 트렌드 6’
… 혈관 건강 꼭 챙기세요.
남녀노소·계절 안 가리는 ‘불청객’
뇌혈관 질환 예방, 조기 치료 가이드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고(故) 백남준씨,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국민 새 박사 윤무부 박사 등으로 세인의 주목을 받은 질병이 뇌혈관 질환이다. 뇌졸중은 ‘소리 없는 저격수’란 무시무시한 별명을 갖고 있다. 뇌조직으로 가는 혈관이 갑자기 막히거나(뇌경색) 터져(뇌출혈) 뇌기능이 손상되는 병이다. 예방과 조기 치료를 위한 뇌혈관 질환의 여섯 가지 새로운 패턴을 소개한다.
New Trend 1 계절이 따로 없다
뇌혈관 질환은 과거엔 겨울철(11∼2월) 질환으로 인식됐다. 그러나 요즘은 질병 통계상 연중 내내 고르게 발생한다. ‘뇌졸중은 겨울만 잘 보내면 된다.’는 생각은 버리는 게 좋다.
분당차병원 신경과 김옥준 교수는 “11월 등 계절이 바뀌는 환절기에 뇌혈관 질환의 발생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며 “뇌출혈 발병 가능성이 높다고 잘못 알려져 있는데 뇌경색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New Trend 2 젊은 사람도 안심 못한다.
뇌혈관 질환은 흔히 ‘노인의 병’으로 여긴다. 나이가 들면 유병률이 함께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40대 이하의 젊은 연령층에서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대한뇌혈관외과학회가 최근 전국 8개 대학병원을 찾은 뇌동맥류 환자(뇌혈관 질환 중 하나)를 분석한 결과, 발병 평균 연령이 53세였다. 40세 미만 환자도 12.7%나 됐다. 뇌동맥류는 머릿속 혈관이 풍선처럼 부풀어 있다가 예고 없이 어느 날 갑자기 터져 버리는 것이다. 신경장애·언어장애·돌연사를 유발해 ‘뇌 속의 시한폭탄’이란 별명을 갖고 있다.
한림대 성심병원 신경외과 안성기 교수는 “20∼40대 뇌혈관 질환자가 증가하는 것은 젊은 고혈압 환자가 증가한 탓”이라며 “이는 ‘방심으로 혈압 약 복용을 게을리 하고, 흡연 등 생활 습관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New Trend 3 여성 환자가 늘어난다.
대한뇌혈관학회가 최근 뇌동맥류로 대학병원을 찾은 환자의 성별 분포를 분석했다. 여기서 남성은 760명인 데 비해 여성은 1236명으로 여성 환자가 60%가량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05년 한 해 동안 국내에서 뇌혈관 질환으로 숨진 여성은 1만6348명으로 남성 사망자 1만4949명보다 많았다(통계청).
여성의 뇌혈관 질환 발생에 있어선 폐경이 중요한 전환점이다.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의 분비가 중단되면서 혈관벽이 약해져 뇌졸중 발생 위험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 건국대병원 신경과 조현지 교수는 “여성이 잘 걸리는 편두통 ·류마티스성 관절염의 합병증으로 뇌졸중이 올 수 있다”며 “경구 피임약이나 폐경 여성의 에스트로겐 보충 요법이 뇌졸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소개했다.
New Trend 4 서구형 비율이 높아진다.
뇌졸중은 크게 고혈압·추위 등으로 인해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 동맥경화·고지혈증 등으로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으로 분류된다. 이 중 뇌경색 비율이 몇 년 새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요즘 국내 뇌졸중 환자 10명 중 7∼8명은 뇌경색 환자다. 90년대만 해도 10명 중 6명꼴이었다. 그 이전엔 뇌출혈 환자의 비율이 더 높았다.
가톨릭대 성모병원 신경과 나형균 교수는 “뇌경색이 급증하는 이유는 식생활의 서구화 탓”이며 “인스턴트식품·동물성 기름을 과다 섭취해 우리 국민의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전반적으로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New Trend 5 무증상 뇌경색 환자가 늘었다
무증상 뇌경색은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전문용어다. 두통 등 다른 이유로 CT·MRI 검사를 받다가 우연히 찾아낸 뇌경색을 뜻한다. 무증상 뇌경색은 심방세동이나 뇌혈관 협착 환자에게서 자주 관찰된다. 뇌경색의 크기가 작고, 이렇다 할 증상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뇌졸중을 일으켜 입원한 환자의 뇌를 촬영했더니 약 11%에서 이미 무증상 뇌경색이 있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New Trend 6 ‘예방적 수술’이 각광
예전에는 뇌혈관 질환자의 수술은 치료를 위한 것으로만 인식돼 왔다. 그러나 최근엔 수술을 통해 뇌졸중의 재발을 막는 ‘예방적 수술’이 각광을 받고 있다. ‘뇌동맥류결찰술’을 통한 뇌지주막하출혈 예방, ‘뇌혈관기형절제술’을 통한 뇌출혈 예방이 대표적이다. 또 뇌혈관협착·모야모야병으로 인한 뇌허혈·뇌경색 예방을 위한 ‘경동맥내막절제술’, ‘두개강내외혈관문합수술’, ‘경동맥 내막절제술’ 등도 시술 중이다.
[중앙일보] 박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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