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9. 2. 07:02ㆍ게시판
[조용헌살롱]
소리의 힘
소리는 에너지를 지니고 있다. 소리는 인간의 여섯 가지 감각기관 중에서 귀(耳根)를 통해서 인체 내부로 들어온다. 감각기관 중에서 눈(眼根)은 빛(色)을 보지만, 귀는 소리를 듣는다.
사람에게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치는 요소는 빛과 소리이다. 그러므로 눈과 귀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할 수밖에 없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들어가면 눈보다도 귀가 더 비중을 차지한다. 왜냐하면 눈은 뒤에 있는 것은 보지 못하지만, 귀는 뒤에서 들리는 소리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능엄경(楞嚴經)'에서는 눈이 800가지 공덕을 지니고 있지만, 귀는 1200가지 공덕을 지니고 있다고 설파한다.
귀가 눈보다 400가지 공덕이 더 많은 것이다. 소리마다 반응 부위도 다르다. 어떤 소리는 사람의 상단전(上丹田)을 자극하여 활성화시킨다.
어떤 소리는 중단전(中丹田)을 자극한다.
어떤 소리는 하단전(下丹田)을 자극한다.
하단전은 성적인 에너지를 주관하는 부위이고,
중단전은 기(氣)가 강하고 약하고를 주관하는 부위이고,
상단전은 섬세한 정신작용을 담당하는 부위이다.
하단전이 발달한 사람은 체력이 좋고,
중단전이 발달한 사람은 결단력이 강하다.
상단전이 발달한 사람은 머리가 좋고, 창의력이 뛰어나다.
어느 단전이 발달했느냐에 따라 선호하는 소리도 각기 다르다.
엊그제 경기도 화성에 있는 옥란재(玉蘭齋)에서 바리톤 우주호를 비롯한 '바보음악가들' 12인의 공연이 있었다. 넓은 극장이 아닌 50평 남짓의 좁은 실내에서 남자 성악가들 목소리를 동시에 듣기는 처음이었다. 공간이 좁으니까 소리의 에너지를 실감할 수 있었다.
가장 높은 음의 테너 소리는 상단전을 자극했다.
바리톤은 가슴 부위의 중단전을,
그리고 가장 낮은 음의 베이스는 하단전을 자극했다.
마치 무협지에 나오는 무술의 고수들이 한꺼번에 쏟아내는 장풍(掌風)을 온몸으로 받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그 장풍을 맞으니까 오르가슴이 찾아왔다. 먹고산다고 고생하면서 쌓인 삶의 찌꺼기를 씻어내는 효과라고나 할까.
불경기일수록 음악을 들어야만 재생의 에너지를 공급받을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인간의 육성에서 나오는 소리는 힘을 준다.
조용헌 goat135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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