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우 前금융위원장 "출구전략은 신중히"

2009. 10. 5. 09:57 인물열전

전광우 前금융위원장 "출구전략은 신중히"

한국은행, 위기당시 금리 더 빨리 내렸어야
기업들 적극적인 투자·인력 육성에 나서야
이데일리TV, 리먼사태 1주년 특별 인터뷰

 
전광우 전(前) 금융위원장은(사진) 고용과 투자 지표가 본격적으로 회복되지 않은 단계에서 출구전략 시행은 신중하고 세심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작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아쉬웠던 점으로는 한국은행의 소극적인 통화신용정책을 꼽았다.

전광우 전 위원장은 리먼사태 1주년을 맞아 이데일리TV가 진행한 특별 인터뷰(이데일리 초대석)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대응 과정의 문제점과 향후 정책방향에 대해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방송 프로그램은 26일 오전 8시30분에 방영된다.

그는 출구전략 시행시기에 대해 "(위기에 대한) 초기대응이 신속·과감한 것이 기본 원칙이라면 출구전략은 신중하고 세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본격적인 출구전략 시행은 실물경제 회복이 좀 더 견조하게 되었을 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출구전략 시행을 환자의 치료 과정에 비유해 설명했다. 그는 "몸이 나빠지면 병원에서 진단을 받고 입원을 하는 것은 서둘러야 한다"며 "다만 진짜로 몸이 회복된 것인지 진통제나 영양제를 맞아서 회복이 된 것인지 잘 모르는 상태에서 퇴원수속을 빨리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위기에 대한 초기대응에서 국제적인 공조를 했던 것처럼 출구전략 역시 공조된 테두리 안에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출구전략에 대한 정부의 현재 스탠스를 지지했다.

현재의 한국 경제에 대해서는 "작년 가을에 번진 글로벌 금융위기의 불씨는 상당히 줄어들었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실물경기에 대해서는 "고용이나 투자와 같은 핵심적인 실물경제 지표는 본격적으로 회복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경계했다.

작년 위기대응 당시 아쉬웠던 점에 대해 그는 "부처 간의 협조관계는 잘 이뤄졌다고 본다"면서도 한국은행의 소극적인 금리인하 정책을 에둘러 지적했다.

그는 "굳이 어려웠던 점을 말하자면 한국은행의 소관이지만 유동성 공급이나 금리 인하가 좀 더 빠른 움직임이 있었으면 하는 정부의 입장이 있었다"며 "그런 과정에서 (한국은행에 대한) 여론의 따가운 시선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0월29일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하하면서 본격적인 통화팽창정책을 시행했으나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들은 10월초부터 금리를 큰 폭으로 내리기 시작했었다.

그는 "패닉상태가 되고 경제가 너무 위축되다 보니 정부가 발빠르고 신속한 대응책을 내놓아도 미흡한게 아니냐는 분위기가 있었다"며 "밤낮없이 주말없이 많은 노력을 했지만 워낙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반응은 좋지 않았다"고 당시 분위기를 소회했다.

전 전 위원장은 `2기 경제팀`에 대해서는 "위기 이후의 대응이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국가의 성장잠재력을 높여서 진정한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초석을 다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국내 기업들에 대해서는 "앞날을 준비한다는 차원에서 좀 더 적극적인 투자와 인력육성이 매우 중요하다"며 "정부의 노력에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좌동욱기자
 
인물사진 
전광우 교수, 전 금융인
출생
1949년 5월 7일 (서울특별시)
소속
연세대학교 경제대학원 (석좌교수)
학력
인디애나대학교대학원 경영학 박사
경력
2009.09 연세대학교 경제대학원 석좌교수
2008.05~2009.01 국제증권감독기구 아태지역위원회 의장
2008.03~2009.01 금융위원회 위원장
2008 포스코 이사회 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