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냄새 그리고 당신의 냄새

2009. 10. 16. 20:59게시판

 
죽음의 냄새 그리고 당신의 냄새
이금숙  대평원 님의 블로그 더보기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각각 그 만큼의 냄새가 있다고 한다.

좋게 표현하자면 향기라고 해도 무방할것이다.
나만의 고유하고 독특한 향을 내는 분도 있고, 그저 그런 비슷한 사람들의 향을 내는 사람들과

또는 악취를 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 의문과 관심때문에 '인간의 향기' 라는 제목을 블러그 창에 달았다. 

과연 나의 향기는 어떨까.

 

20년 정도이거나 혹 더 긴 세월의 60년을 넘게 살아가자면

세파에 젖어 그 시대, 그 곳의 냄새가 배어 있을 것이다.
오래된 주검이 발견되면 요즈음은 과학실험을 통해 그 시대상황을 유추하는 작업을 한다.

 

머리카락을 통해 당시 대기상태를 추출하고 식생활까지도 연구해 낸다는 것이다.

언제나 살아온 만큼의 냄새는 확실히 존재한다는 증거가 되고 남음이다.


 

나의 냄새가 향기로울수 있도록 삶도 향기로워야 할텐데....  

다시 마음을 다 잡아본다.

 

 

 산사진 src

                                          - 죽음이 머무는 곳 ?? -

 

 

그런데 죽음에 독특한 냄새가 있다는 실험결과가 내눈을 끈다.

최근 BBC 보도를 보면,

동물이 죽으면 시체에서 특수한 '죽음의 냄새'를 풍겨 산 동물이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캐나다 맥마스터 대학 연구진은 곤충과 갑각류처럼

유연관계가 먼 동물들도 죽으면

지방산이 분해되면서 나는 똑같은 냄새를 풍겨
이로 인해 산 동물들은 질병으로 죽은 동료 또는 그런 질병이

숨어있는 곳을 피할 수 있다고

진화생물학 저널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들은 바퀴벌레들의 공격적인 행동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런 사실을 발견했으며

죽음의 냄새는 약 4억년 전부터 진화해 온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바퀴들이 살기 좋은 곳을 발견하면 페로몬을 분비해 무리를 인도하는데 연구진은

그 물질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밝혀내기 위해 죽은 바퀴의 몸에서 체액을 뽑아 여기저기 체액을 묻혔는데

모든 벌레들이 그 장소를 피한다는것.

 

이들은 바퀴벌레의 경고, 신호 등 다양한 가능성들을 배제한 뒤

마침내 벌레들이 죽을 때

특정 화학물질을 분비하지 않나 하는 가정을 하게 됐다.

이와 관련된 이전 연구로는 개미들이 죽은 동료를 집에서 끌어내 공동묘지에 갖다 버리는 행동을 보고한

저명 사회학자 겸 생태학자 에드워드 윌슨 박사의 연구가 유일하다.

 

윌슨 박사는 지극히 건강한 개미 한 마리에 올레산을 한 방울 떨어뜨리면

당장 동료들이 달려와 '울부짖으며 몸부림치는' 녀석을 공동묘지로

끌고 간다고 보고한 바 있다.

연구진은 죽은 바퀴의 체액이 올레산과 리놀레산 등 두 가지 주성분으로 구성된 단순한 지방산임을 밝혀냈지만

 여기에 다른 어떤 매력적인 화학성분도 압도하는

 무엇인가가 있다는것을 입증했다.

 

그러나 문제는 개미와 바퀴가 수백만년 전에 갈라져 매우 먼 유연관계에 있는데도

죽을 때 똑같은 물질을 분비하는 것이 우연인지

아니면 광범위한 동물들이 똑같은 죽음의 냄새를 풍기느냐 하는 것이다.

 
죽음의 냄새를 풍기며 죽는 곤충들, 그 죽음의 냄새를 피해 멀리하는 곤충들.

가까이 해야할 냄새와 멀리 해야할 냄새가 분명 있음이다.

단지 육신이 썩는 냄새가 아닌 죽음의 냄새.

 

 

die src

 


인간들은 공기나 물처럼 소중함을 잊고 살듯이 죽음 또한 잊고 사는게 아닐까.


생각해 보면 사는 동안 죽음처럼 가까이 있는것도 없을것 같다.

언제나 스스로 선택할수 있고, 타의에 의해서도 언제나 순간에 다가올수 있는게 죽음이다.

세상 모든것을 둘러보면 인간이 너무나 나약하고

한없이 보잘것 없다는 단정 만 남는다.


그러면서도 몇 백년, 천년이라도 살것처럼

아둥대고 몸부림치며 살아가는 것이다. 

미움과 증오와 범죄, 살인도 마다 않고....


지도자들이 모인다는 정치판도, 지식인이라는 교수집단도, 또, 또,, 

 의사 변호사 언론인 등 등...

살의적인 냄새만 가득하고 향기라고는 없다.


올해도 이제 두달후면 우주 뒤편으로 사라진다.

올해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하늘나라로 갔는가.
최진실, 안정환, 노무현, 김대중, 현대의 정몽헌,

삼성의 이건희 딸. 마이클잭슨 ......

부러울것 없는 사람들도 안타깝게 갔으며 차마 죽음이 가까이 하지 못할 분들도 결국은 떠났다.


그것이 죽음이다.

내 이웃과 형제들은....
내년에는....또 누가.... 

 


                                                      나는 언제쯤..................

 

 

 선암사

                                  - 내고향 가까운, 선암사 전경 - 

 

 

PS.

2년전 퓰리처 수상 사진을 소개합니다.

같은 죽음도 이렇듯 아름다울수 있음을 보여 줍니다.

이락크에서 전사한 군인의 아내는 미국으로 운구된 시신과 함께

하룻밤을 보낼수 있도록 당국에 요청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살아온다면

이처럼 함께 보낼 밤을 추억하며... 

 

 

아마도 전사자도 행복했을것 같습니다.

 

 

 

 퓰리처 sr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