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화려해졌다. 날아갈 듯한 오간자(organza·노방) 원단에 여성의 곡선을 한껏 살리는 디자인, 대담한 꽃 모티브와 크리스털·진주 장식의 향연…. 2010년 웨딩드레스가 점점 패션을 입고 있다. 과감한 장식과 특이한 재단으로 마치 영화제 의상 같은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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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미 모양의 화려한 장식이 시선을 끈다. / 암살라 코리아 제공
◆화려하면서도 청초하게, '인어 드레스'가 대세
이번 시즌 가장 유행하는 스타일은 역시 머메이드(mermaid·인어) 라인. 엉덩이 라인까지 슬림하게 몸매를 드러내다가 살짝 퍼지는 스타일이다. 탤런트 송윤아와 강혜정의 드레스를 담당한 '비욘드 더 드레스'의 이영아 원장은 "청초하면서도 여성스러운 모습을 좀 더 선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클래식한 '볼 가운(아래로 갈수록 풍성해지는 스타일)'의 경우 기존의 반짝이는 크리스털 장식 일변도에서 벗어나 담수진주, 자개 등 다양한 소재가 액세서리로 쓰이고 있는 추세"라며 "봄이 되면서 새틴 실크(반짝이는 공단)처럼 무거운 소재보다는 실크 튤(tulle·실크·나일론 등으로 망사처럼 짠 천)이나 오간자(organza), 타프타(taffeta·광택이 있는 얇은 실크) 같은 가벼운 소재와 웅장하고 기품 있는 더치스 새틴(duchess-satin·은은한 펄 느낌이 나는 광택 있는 원단) 소재가 공존한다"고 말했다.
손태영·김희선·한가인 등 연예인들이 결혼식에서 입어 더욱 화제가 된 벨(bell·종) 라인 드레스 역시 인기다. 허리 라인은 잘록하면서 스커트에 풍성한 볼륨감을 주는 벨 라인 드레스는 화사함과 귀여움이 동시에 느껴져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신라호텔 연회예약실 유제숙 지배인은 "정갈하고 단아한 결혼식을 올리는 신부의 경우는 여전히 슬림한 스타일에 긴 베일을 선호하지만, 웨딩에서 돋보이길 원하는 세련된 신부들은 허리부터 퍼지는 벨(bell) 라인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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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어 라인의 마르케사 드레스. / 비욘드 더 드레스 제공
탤런트 강혜정이 티아라(왕관) 대신 사용한 리본장식처럼, 상큼한 느낌을 살려 사랑스러운 봄의 신부로 변신할 수 있는 헤어밴드나 꽃·리본 등 독특한 헤어장식 웨딩소품이 2010년 신부들을 돋보이게 하는 포인트로 많이 쓰이고 있다. 김보경 이노센트의 김보경 원장은 "개성 있는 신부들이 많아지면서 예전에는 무조건 해야 한다고 생각됐던 베일 대신 다른 특이한 소품을 원하는 신부들의 문의도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헤어밴드를 잘 사용한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미국의 유명 디자이너인 암살라 아베라의 컬렉션을 들 수 있다. 암살라 코리아 이은진 대표는 "암살라의 이번 컬렉션에서 보듯, 정제되고 세련된 원단에 헤어 밴드로 포인트를 주면 좀 더 현대적이고 독특해 보인다"고 말했다. 암살라의 드레스 브랜드 가운데 '암살라'는 현대적이고 간결한 멋을, '케네스 풀'은 도시여성의 매력을, '크리스토스'는 앳된 느낌을 한껏 살려준다.
◆'스타'의 드레스에서 힌트를 얻어라
5월 장동건과의 결혼을 앞두고 있는 고소영의 드레스에 따라 올 시즌 인기 판도가 바뀔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연예인들이 입었다 하면 그 뒤 '그 연예인 스타일'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 때문.
한때 웨딩드레스 시장을 점령했던 베라 왕(심은하·김남주·전도연)에서부터 림 아크라(김희선), 케네스 풀(손태영, 신애), 오스카 드 라 렌타(송윤아), 엘리자베스 필모어(강혜정), 국내 디자이너인 황재복(한가인), 서정기(노현정)까지 연예인이 입었던 드레스가 '심은하 드레스' '김희선 드레스'라는 별칭을 얻으며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재벌가가 선호하는 스타일로는 좀 더 보수적이고 살갗을 덜 노출시키는 디자인이 꼽히지만, 최근 몇 년간 목과 어깨, 팔을 훤히 드러내는 튜브 톱 스타일의 웨딩드레스가 유행이어서 이러한 분위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고소영은 한때 세계적인 웨딩 드레스 디자이너인 암살라 아베라의 작품을 입을 것이라고 알려졌지만, 고소영의 스타일링을 맡고 있는 인트렌드 정윤기 이사는 "기존 어떤 연예인도 입지 않았던 브랜드에, 국내 처음 시도되는 스타일을 입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할리우드 스타들이 레드 카펫 드레스로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인 마르케사나 모니크 륄리에 등 해외 제품을 현지에서 공수해 올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