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9. 21. 22:19ㆍ 인물열전
제중원의 조선인 관리들
구관당랑(句管堂郞)
`광혜원규칙'에 의하면, 제중원 운영은 조선인 총관리자, 즉 구관당랑(句管堂郞)이 맡도록 되어 있었다. 그러나 제중원 당랑의 임명에 관한 기록은 1893년과 1894년에 2건이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1885년 개원 때부터 약 8년 동안 당랑은 존재하지 않았던 것일까? 이와 관련해 주목해야 할 인물이 개원 당시 외아문 독판(지금의 외교통상부장관)으로 있던 김윤식이다. 그는 알렌과 함께 제중원 개원과 관련한 제반 문제를 논의했으며, 제중원 주사들을 선발했다. 1886년 6월 14일에는 제중원의 성과와 관련해 고종에게서 숙마(熟馬) 한 마리를 하사받았다. 이로 미루어볼 때 외아문 독판이 제중원 당랑을 겸직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1893년 5월 22일 외아문 독판 남정철이, 이듬해 2월 1일 외아문의 김(金)협판(協辦, 오늘날의 외교통상부차관)이 제중원 당상에 임명되었다.
제중원 주사들의 인사이동
1885년 4월 21일 제중원 주사 5명이 처음으로 공식 임명되었다. 그 후 1893년 말까지 인사이동이 빈번히 이루어졌다. 지금까지 확인된 사람만 해도 93명이다. 이중 두 번 이상 발령받았던 것으로 확인된 사람만 17명이다. 27개월 내지 30개월 동안 임기를 다 채우고 자리를 옮긴 사람은 지금까지 4명 확인되었고, 다수의 경우 근무기간은 2∼4개월 정도로 짧은 편이었다. 제중원 주사로 관직을 처음 시작한 경우가 3분의 1을 넘었고, 국립 영어교육기관인 동문학(同文學) 출신도 6명이나 되었다. 상당수가 외아문 주사나 서양 근대 문물의 수용과 연관된 보직으로 전출되었다.
최초의 주사들
최초의 주사는 박준우, 신낙균, 성익영, 김규희, 전양묵 등 5명이었다.
이중 신낙균과 김규희는 동문학 출신이었다. 신낙균과 성익영은 우정국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었다. 특히 신낙균은 홍영식을 따라 갑신정변의 첫 장면이었던 우정국 개국 축하연회에 참석했었다. 김규희는 훗날 고위관료로 성장해 한성부 판윤(지금의 서울 시장), 법부협판, 전북 관찰사 등을 역임했다. 박준우는 외부(지금의 외교통상부) 교섭국장을 거쳐 중추원 찬의를 지냈다. 전양묵은 육영공원과 연무공원(鍊武公院) 등으로 자리를 옮겨 실무를 담당했다.
고관급으로 승진한 사람들
제중원 주사를 거쳐 고위관료로 성장한 인물이 여러 명 있다. 이채연은 훗날 농상공부협판, 한성부 판윤 등 고위 관직을 역임했다. 그는 알렌과 절친한 사이였다. `독립신문'에 의하면, 그는 개명되고 진보적인 관리로서 서울 거주 외국인들에게 잘 알려진 인물이었다. 김경하는 공조참의, 동부승지, 한성부 관찰사 등을 지냈는데, 천주교 주교 뮈텔에 의하면 대원군의 충신이었다. 최영하는 동문학과 육영공원 출신으로 농상공부협판, 외부협판 등을 역임했다. 이교석은 경무국장, 농상공부협판을 지냈다.
독특한 경력의 소유자,손붕구
손붕구는 1885년 8월부터 약 6개월 동안 제중원 주사로 근무했는데, 아주 독특한 경력의 소유자였다. 그는 1881년 일본에 건너가 도쿄대학에서 의학을 연구하려 했으나 어학 능력이 부족해 실패했다. 그는 곧바로 어느 유리공장에 견습공으로 들어가 유리제조 기술을 배웠다. 그러던 중 같은 해 조사시찰단(朝士視察團 : 일명 신사유람단)이 일본에 건너오자 그 수행원으로 합류했다. `별건곤' 1931년 10월호에 의하면, 그는 한국인 최초로 양복을 착용은 사람이다. 훗날 농상공부 광산국장을 지냈다. 고종과 명성황후의 총애를 받아 농상공부대신(대신은 오늘날의 장관)으로 출세했다가 명성황후 시해사건 당시 황후를 배신한 것으로 알려진 정병하의 생질이기도 하다.
김상태 <서울대병원 병원사연구실>
[출처]의사신문 webmaster@doctors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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