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암 조기검진이 남자 살린다..

2009. 9. 17. 06:56게시판

전립선암 조기검진이

남자 살린다..

전립선암은 전립선특이항원검사(PSA 검사)로 간단하게 검진 가능하다.

얼마 전 외래진료에서 50대 A씨가 전립선암 진단을 받았다. A씨는 여태 아무런 증상이 없었다며 억울해했지만, 이미 암세포가 전립선 피막을 넘어 주위 조직까지 퍼진 상태였다.

전립선은 남자에게만 있는 장기로, 방광 바로 아래에서 요도를 둘러싸고 있으며 정액의 일부를 만드는 기능을 한다. 나이가 들면서 전립선이 커져 생기는 전립선비대증도 있지만, 최근에는 이곳에 발생하는 전립선암에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전립선암은 다른 암보다 진행 속도가 느리지만, 발생 초기에 뚜렷한 증상이 없어 많은 환자가 뒤늦게 진단을 받는다. 전립선암의 치료는 환자의 병기(病期)에 따라 달라진다. 암이 전립선 내에만 국한된 경우에는 수술 치료인 근치적(根治的) 전립선 적출술이 대표적인 치료방법이다.

수술 후 발기부전, 요실금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지만 최근 수술 기술의 발달과 로봇 수술의 이용 등으로 부작용이 주는 추세이며, 국소 전립선암은 이런 수술을 통해 완전히 뿌리 뽑을 수 있다. 환자의 전신 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에는 방사선 치료를 시행할 수도 있는데, 이 역시 치료 장비의 발전으로 부작용이 줄고 있다.

종양이 진행돼 전립선암이 피막을 뚫고 나가 주위 조직으로 퍼졌거나, 뼈 등 다른 장기로 전이됐을 때는 남성호르몬 억제요법을 쓴다. 전립선암은 남성호르몬에 의해 성장이 촉진되므로 일단 남성호르몬을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이미 암세포가 전이된 경우에 사용하기 때문에 근치법이 아니라 전립선암의 진행을 억제하고 환자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호르몬 억제치료에는 고환 절제술, 황체형성 호르몬 분비 호르몬(LHRH) 유도체, 남성호르몬 억제제 등이 사용되며 일반적으로 안면홍조, 성기능 장애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대표적인 약물로 기존 약물의 단점을 보완하고 효과가 우수한 ‘카소덱스’(성분명 비칼루타마이드) 등이 있다.

전립선암은 발견시기에 따라 치료의 목적과 환자 생존율도 달라진다. 뚜렷한 초기 증상이 없어 발견시기가 늦은 경우가 많지만, 일단 초기에 진단을 받고 적극적인 치료가 이뤄지면 10년 생존율이 80% 이상일 만큼 치료 효과가 좋다. 이것이 바로 전문의들이 조기검진을 강조하는 이유다. 대표적인 조기검진 방법으로는 전립선 특이항원검사(PSA 검사)가 있는데, 간단한 혈액 채취만으로 검사가 진행된다.

홍준혁
서울아산병원 비뇨기과 교수

PSA 수치가 3ng/㎖ 이상일 경우 위험군으로 분류되며 조직검사를 통해 전립선암 여부를 진단받을 수 있다. 증상의 유무를 떠나 50세 이후에는 매년, 가족력이 있을 때는 40대부터 매년 정기적으로 검진받는 것이 좋다. 1990년대 초만 해도 생소했던 전립선암은 현재 우리나라 남성 암 중 발생률 5위를 차지할 만큼 환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사망률도 외국보다 높다.

전립선암 유병률이 가장 높은 미국이 90년대에 전립선암 조기검진을 보급해 발생률이 점차 감소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초기 전립선암과 말기 전립선암의 치료비용은 4배 이상 차이 난다. 환자의 삶의 질 개선과 경제적 손실을 고려할 때 국가 차원의 검진 도입 등 정책적 지원도 효과적인 방법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