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1등 1명과 2등 6명을 동시에 배출(?)하더니 한 달 남짓 만에 거짓말처럼 똑같이 1등 1명과 2등 6명을 배출한 로또 판매점이 있다. 확률 계산조차 되지 않는다. 믿기 어려운 이 기적의 복권방을 찾아가 봤다.
“이 집 맞죠?”
지난 28일 오전 서울지하철 1호선 종로5가역 근처 도로변에 있는 조그만 복권방에 로또 복권을 사러 온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 이들은 하나 같이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복권방 주인 장수만(42)씨의 표정은 밝았다.
“제 성이 장씨니까 영어로 제이(J)로 시작하죠. 그래서 가게 이름을 제이복권방이라고 지었어요. 장씨가 운영하는 복권방이란 뜻입니다. ‘잿팟’을 뜻하느냐고 묻는 분도 계신데 아닙니다. 허허허.”
이 복권방에 사람들이 몰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지난달 22일(351회) 1등(당첨금 25억8300만원) 1명과 2등(각 5930만원) 6명이 한꺼번에 나오더니 5주만인 지난 26일(356회) 또다시 1등(11억5700만원) 1명과 2등(각 4690만원) 6명이 이 복권방에서 행운을 잡았기 때문이다.
장씨는 “1등 당첨자가 한 번 나오면 사람들이 몰리니까 당첨자가 나올 확률도 높아지는 것 아니겠느냐”며 웃었다. 복권을 사가는 손님들은 “가게 터가 좋은 거 같다”며 입을 모았다. 복권 수탁사업자인 나눔로또의 박정기 과장은 “1등과 함께 다수의 2등 당첨자가 한 복권방에서 나오는 경우도 흔치 않은 데 두 번이나 똑같이 나와 우리도 놀랐다”고 말했다.
이 두 차례 말고도 지난 2007년 5월(231회)에도 이 복권방에서 1등 당첨자가 나왔다. 행운의 주인공은 복권방 근처에서 장사를 하는 주민이었다. '1등 복권방' 소문이 난 뒤 지난해 5월 31일(287회)과 지난 7월 25일(347회)엔 2등 당첨자도 나왔다. 또 지난달 8일(349회)부터는 3주 연속 2등 당첨자를 배출했다.
3년 남짓만에 1등만 세 차례, 2등은 무려 16명이 이곳에서 탄생한 것이다. 이 정도면 확실히 ‘행운의 복권방’ ‘기적의 복권방’이라고 불릴 만 하다.
월요일 오전이었지만 장씨는 로또를 파느라 정신이 없었다. 가게 문을 여는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11시까지 그는 7평짜리 가게에서 선 채로 복권과 담배를 판다. 가게의 대부분 공간은 여느 복권방 처럼 손님을 위한 공간으로 꾸며져 있었다. 장씨가 일하는 공간은 가게 가장 안쪽 1평이 채 안되는 좁은 공간이었다. 그마나 담배와 복권 등록기, 컴퓨터가 들어서 있다.
“나이 마흔에 결혼을 해서 엊그제가 아들 돌이었어요. 그런데 하루종일 바삐 일하다 보니 아들 얼굴 볼 시간도 없네요.”
1등 1명과 2등 6명이 한꺼번에 나왔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이 복권방의 매출은 급증했다. 나눔로또에 따르면 이 복권방의 8월과 9월 판매액은 1~7월 평균 판매액의 약 4배와 5배나 됐다.
장씨는 “요즘 하루 복권 매출만 수천 만원대"라고 밝혔다. 로또복권 1000원 당 복권방이 갖는 돈은 55원이다. 매일 1000만원 어치만 판다고 치더라도 하루에 55만원, 한달에 1650만원을 벌어들이는 셈이다.
장씨는 매출이 갑자기 늘어난 데에는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코미디언 김미화의 영향이 컸다고 한다.
“손님들이 지난달 제 복권방 얘기가 라디오에 나왔다고 하더군요. 처음으로 로또 1등 당첨자과 2등 당첨자 등 총 7명이 나온 복권방이 있다는 소식을 접한 김미화씨가 ‘그 복권방 어디냐 나도 가보고 싶다’고 말한 뒤 매출이 크게 늘었어요.”
장씨는 매스컴과 인터넷 사이트에 가게가 홍보가 되면서 “지방에서도 가게 위치를 묻는 전화가 온다”고 귀띔했다. 이날 오전에만 복권방의 위치를 묻는 전화가 10여통 걸려왔다.
1등 당첨자가 나온 복권방은 어떤 혜택이 있을까.
“‘1등 당첨자가 나오면 복권을 판 복권방에도 포상금이 나오지 않느냐’고 묻는 분들이 계신데, 복권방이 따로 받는 돈은 없고요. 나눔로또에서 주는 것은 1등 당첨이 나온 가게란 점을 알리는 현수막과 플라스틱 홍보판이 전부입니다. 하지만 손님이 늘어 장사가 잘 되니까 좋습니다. 또 1등 당첨자가 나올 거라고 믿습니다.”
장씨의 꿈은 “지금 살고 있는 소형 아파트에서 넓은 아파트로 이사가는 것"이다.